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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폴리4부작
나폴리4부작 첨부이미지
구분
  성인
저자
  엘레나 페란테
펴낸곳
  한길사
내용
  나폴리4부작
작성자 : 박진이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4부작은 1부 나의 눈부신 친구, 2부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3부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4부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폴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1950년대부터 시작하는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대표작인 '자전거도둑'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핫하다는 이 소설은 만만치 않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흥미진진해서 마지막4부를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치 못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 빈민촌에 살고 있는 두 꼬마, 릴라와 레누의 유년시절부터 노년기까자 60년에 걸친 인생사를 기본적인 골격으로 한다.
어린시절 단짝 친구였던 두 꼬마의 놀이로부터 시작한 우정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두사람은 고유의 색을 만들어 간다.  중심키워드는 우정이라 표현할 수 있지만, 그 내부에는 질투와 시기, 열등감과 대리만족, 각각의 삶을 채찍질하는 동기부여적 관계라는 다양한 모양이 들어있다. 또 여자친구들간의 감정선들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그동안 드러내기 쉽지 않은 치부와도 같은 감정을 글로 표현해주니 이 또한 죄책감같던 개인적 감정을 자유롭게 놓아주기도 한다. 이런 내면의 감정과 더불어 현실에서 빚어내는 배반과 사랑, 연애와 결혼, 혼외정사와 불륜, 출산과 육아,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분야로 소설은 촘촘하게 뻗어나간다.
이탈리아의 50-60년대 우리나라처럼 가부장적인 문화가 지배적인 그곳에서 두 소녀는 자신의 방식으로 시대적인 한계를 넘어서서 자신의 삶을 책임지려 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페미니즘적인 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은 릴리와 레누를 둘러싼 동네 친구의 삶과 결부되어 확장되다보니 이탈리아의 지식인의 모습이나 정치경제적인 상황, 노동의 현실, 동네상권을 좌지우지하는 카모라(마피아), 가부장적인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뤄서 소설이 아주 풍부하다. 대하소설이다. 

구두수선공의 딸인 릴라와 시청 수위의 딸인 레나, 마을의 동갑내기인 이 둘은 타고난 성향이 많이 다르다. 릴라는 모든 면에서 남다른 능력을 지녀서, 학습의 능력, 상상력, 대담성,직관력이 높으며, 뜻한 바는 항상 하고야 하는 용기와 강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는 대찬 소녀이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다. 
레누는 릴라와는 다르게 꾸준하면서 집중력있게 자신의 능력을 키워갈 줄 아는 소녀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며, 릴라의 능력을 부러워하며 열등감 지니고 있지만, 릴라와 함께라면 뭔든 잘 해낼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그녀에게 칭찬을 들으면 선생에게 칭찬듣는 것보다 더욱 기쁘며, 릴라의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학업을 계속 하는 레누와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릴라. 서로 다른 길 위에서 그들의 인생은 펼쳐진다. 롤로코스터와 같은 인생을 맞이하면서 부자집 사모님이 됐다가 이 모든 것을 버리고 홀로나와서 인생과 전면전을 치루는 릴라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나가는 멋진 여성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레누는 학교라는 테두리 내에서 대학까지 계속 지적인 세계에 속하게 된다. 릴라와는 다른 더 넓은 세계와 만나면서 새로운 세계를 접한다. 이 두 여인과 그리고 동네의 친구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60여년간의 역사를 걸어나오면서 릴라와 레누는 만남과 헤어짐을 이어가며 서로의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로 연애도, 이혼도, 사업도, 소설을 쓰기도하며, 불륜도 동거도 하면서 아이들의 교육도 육아도, 사춘기 자녀교육도 그야말로 인생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매순간에 이 둘은 비록 물리적이진 못하더라도  함께  했었다. 소설은 레누의 입장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레누의 관점에서 접하게 된다.

릴라와 레누는 어떻게 그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두 사람에게 이 관계란 어떤 것이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서로 다른 길위에 서 있었던 그녀들, 따뜻하기만 하던 푸근한 관계도 아니었는데, 60년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만나고 싶지 않았던 감성적인 순간이 있었긴해도 그들에겐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레누는 자신의 작업에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릴라가 필요했으며, 릴라에 대한 열등의식을 벗어나 온전하게 본인을 일으켜 세워야 할 요구가 있었다. 릴라는 자신이 이루진 못하단 자신의 꿈을 대신하는 레누가 자극제로써 필요했었고, 그리하여 햄공장에서도 힘든 노동에 지칠 때에도 항상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은 레누의 존재가 촉매제와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여성으로서의 연대감이 그 내부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를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서로의 경험들이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점을 떠올린다면 여성의 연대감이란 공통의 감성을 읽어낼 수 있었다.

엘레나 페란테라는 작가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레누에게서 엘레나 페란테를 보게 되어서 그런지, 사실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많지 않았다. 재미있는 소설과 많은 흥미와 이야기를 선사한 작가 덕분에 집콕의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음에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소설이 많은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에 관심여하에 따라서 자신과 관심코드가 같은 부분이 나오면 신나서 읽을 수 있는 거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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