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여권을 중심으로 상속세에 대한 ‘감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상속세 완화론을 펼쳐온 재계 등의 주요 논거는 상속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국외 이전 가능성 등이 중심을 이뤘는데, 최근에는 ‘중산층 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새롭게 따라붙었다. 서울에 집 한채만 있어도 상속세를 내게 된 중산층이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전히 상속세를 내는 비중(한 해 피상속인 중 과세 대상 피상속인 수)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이 ‘과도한 세율’이라 직접 겨냥한 최고세율(50%) 적용 대상자는 2022년 기준 955명에 그친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상속세 과세가액(상속재산에서 문화재 등 비과세 재산과 공과금·장례비용·채무 등을 제외한 금액)은 420억원이다. 정부·여당의 상속세 감세 드라이브가 ‘중산층 부담 완화’란 포장지만 씌웠을 뿐, 본질은 재벌·대기업과 초고액 자산가들에 대한 감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 중산층 세 부담 과도? 전체의 5%도 안 내는 세금
현재의 상속세 과세표준(5단계)과 세율(10~50%)은 2000년부터 달라진 적이 없다. 과표 산출을 위해 상속재산에 적용하는 주요 인적공제 체계는 1997년부터 그대로다. 20년 이상 상속세의 기본 체계가 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란 얘기다.
이런 가운데 상속세 부담자(피상속인)는 늘고 있다. 여러 이유 중 하나로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이 주로 꼽힌다.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18년 한 해 8002명이었던 상속세 납부자는 2022년 1만5760명으로 두배쯤 늘었다.
그럼에도 피상속인 중 상속세 납부자는 매우 적다. 2022년 기준 전체 피상속인은 34만8159명이었고, 이 가운데 4.5%(1만5760명)만 상속세를 냈다. 상속재산에 배우자 공제와 인적공제 등 각종 상속공제를 적용하면 재산을 물려주면서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현행 체계에선 배우자 공제(최소 5억원, 30억원 한도), 그리고 ‘기초공제(2억원)+자녀 등 그밖의 인적공제’와 ‘일괄공제’(5억원) 등 다양한 인적공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