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이 11주 째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홍해 사태로 해운사들이 우회 항로를 고집하며 운항 거리·시간이 늘어난데다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물량까지 가세한 탓이다. 전통적인 해운업계 성수기로 분류되는 3분기가 도래하면서 해상 운임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3475.6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2.8% 상승했다. 11주 연속 상승이며 코로나19발 물류 대란의 여파가 남아있던 2022년 8월 19일(3429.83) 이후 최대치다. 다만 상승폭은 직전주(6.1%)보다 다소 둔화됐다.
해상 운임이 연초 1000포인트 선에서 현재 3배이상 뛰어오른 이유는 홍해 사태의 장기화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통항 상선 공격으로 지난해 말부터 유럽·미국행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상황이 약 7개월째 계속되는 중이다. 선박들의 운항 거리와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화주들이 선복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유휴 선박 비율도 물류 대란이 벌어졌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로 회귀했다.
여기에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과 미국 경기 회복은 운임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태양광 패널, 의료품 등에 대한 관세를 8월부터 기존 25% 가량에서 최대 100%로 대폭 인상하기로 하면서 현재 중국 기업들은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물량을 서둘러 수출하는 중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지금의 해상 운임 급등 현상은 단순히 홍해 사태의 여파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외에도 수요가 살아나는 것이 운임 상승세를 견인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